너에게
세상에 왔으나
골드명품
2023. 6. 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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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왔으나
배꼽 아래
작은 둔덕 검은 숲 지나
신성스런 연못 아버지가 비밀스럽게 내놓은 물길 따라 헤엄쳐 세상에 나왔다
세상에 빛이 너무 강해서
눈 꼭 감고
두 주먹에 오복을 불끈 쥐고
천지 신들에게 내가 왔소 하고 울음소리 내뱉었다
세상에 신들이 갓은 축복을 다 주었는데
첫 젖 먹으며 젖꼭지 놓칠세라 복을 하나 잃어버리고
첫 옹아리 배우면서 복을 하나 더 잃어버리고
업어지며 기어 다닐 때
첫걸음 배우면서
음마 음마
엄마 입 모양 새 보고 말 배우다 복을 놓치고
간신이 고생복 하나 쥐고
하늘 높고 넓은 땅에서 살아가려니 힘드네
세상에 왔으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에게 총질하는 놈 있으니
세상 참 살기 만만치 안 하네
부모님이 귀하게 지어 주신
이름석자 중에
첫 획도 알리지 못하고
무명되어 모래 알갱이처럼 묻혀 버리는 인생
한평생 사느라 고생 많이 하였구려
다음 생에서는
이름 석자 남기는 사람이 되어 보시구려
늘 명품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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