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명품 2025. 5. 1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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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김 동일

 

할미가 드시던 보리밥은

어머니 시집살이 시키던 보리밥이고

어머니가 잡수시던 보리밥은

자식 놈들 허기진 배 채워주던 보리밥이며

며느리가 먹던 보리밥은

시어머니 눈치 보며 먹던 보리밥이라

시방(지금) 먹는 꽁보리밥은

옛 설움 맛보며

추억을 되새기는

별미의 꽁보리밥이네

 

2004년 7월

 

 

 

보리밥 예절

김 동일

 

보리밥은

시골집 고추장에

갖은 나물 넣어서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 넣고

맛깔 스리 비벼서

비빔 보리밥 한 숟가락에

열무김치 듬뿍 올려

입이 찢어져라 입에 넣고 잡수시면

보리밥맛 별미이고

풋고추에 된장 듬뿍 발라

어석어석 드시는 분

보리밥 드실 줄 아시는 토종 미식가.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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