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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이해
내 부모님이 나를 가졌다고
마당 좌우에 오동나무와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하셨다
딸이 커서 시집갈 때 솜씨 좋은 장인 데려다 오동나무 농 만들어 주며 잘살라 하시고 싶었단다
느티나무 아래 정자 만들어 놓고 아들이 좋은 일 생길 때마다 근동분들 다 모셔놓고 잔치를 벌이고 싶었단다
부모님은 늘 소박하게 살라 하셨다
작은 것을 가지고 풍요롭게 쓰고 남는 것은 남들과 나누라 하셨다
단조로운 시간 긴요히 내게 쓰고 남는 시간은 남을 위해 쓰라 하셨다
세월은 돈을 주고 못 산다고 하시면서 세월에 소중함을 알려 주시었는데
부모님의 세월이 노적되는 날
세월은 부모님을 길동무 하자며 서산 넘어 동내로 데리고 갔다
아버지가 되어서 부모님의 깊은 말씀을 조금은 알 것 같았고
세월을 이제야 이해할 나이인데
동구 밖에서는 세월이 웃으면서 부모님 만나러 가자고 보챈다
세월은 이해하니
세상에 모든 사람을 품어 안아 알아가고 산천이 아름답게 보이는데
더 좋은 세상으로 가보자고 보채는 덧없는 세월이다
언제나 명품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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