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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추는 가창오리
거대한 무대에
리허설도 없는 공연 준비가 끝이 나고
막이 오르기 전
관람객은 침묵의 늪에 빠저 적막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세상에 제일 큰 무대에
황혼에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어지면
무희들은
침묵을 깨고 화려한 춤을
하늘아래 제일 아름다운 조명빛을 받으며
주연 배우도
대역 배우도 칼 군무에 맞추어 장엄한 공연은 펼쳐진다
춤을 추는 고래
수영을 하는 독수리
천사의 간절한 기도로
무희들은 준비한 공연을 끝나고 나면
관람객은 밀물처럼 떠나고
각본 없는 춤을 춘 유희들에게
밀려드는 공허함은 어둠에 묻히고
초승달은
허무와 허탈에 빠진
무희의 삶에 눈물을 훔쳐준다
23년 12월 11일
언제나 명품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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