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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나무의 한마디
인간
저기 넘어가는 노을이 보이는가
누구에게는 오늘이 마지막 날의 노을이 될 것이고
누구에게는 잘 산 하루가 되는 노을도 된다네
인간보다 조금 더 산 경험으로 말한다면
고목나무인
나는 듣는 귀는 천 개가 있지만
말하는 입은 하나도 없다네
인간
이 말이 명언이야 잘 새겨듣고 가슴에 담으시게
인간들은
듣는 귀는 하나이고 말하는 입은 천 개가 넘어서
늘 세상이 시끌시끌한 거는 알고 있는가
그럼에도
인간세상은 시끌벅적하게 돌아가면서 발전도 하더군
인간
왜인지 아시는가
나무에게는 발이 없어 한 자리를 지키는데
인간에게는 발이 있기 때문에
입맛 따라 이익 따라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게 인간의 심리지
인간의 귀는 얇아서
이쪽 간에 붙고 저쪽 쓸개에 붙고 이거 잘하는 사람이 출세는 하는데 얼마 안 가서 낙동강 오리알 되더군
인간
선택은 인간 몫이고
지금이라도 알아 들었으면 그대는 멋진 사람이라네
인간
미안하게 좀 말이 길어졌네
나이를 먹으니 노파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늙은이라고 봐주시게
인간
오늘도 미련 안 남게 잘 산 하루가 되시게
2024년 10월 15일
언제나 명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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