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홍 노루귀
봄볕이 익어가는가
하고
슬그머니 머리를 내밀고 보니 아침저녁은 춥다
봄이라고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의 발소리가
조용한 침실에
쿵쿵 저벅저벅 천둥 치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에라 모르겠다
겨우내 옷 만들고 물들이고 얼굴에 분칠 한 자태 내밀어 본다
머리 내밀고 하루
몸통 내밀고 이틀
화사한 얼굴 내밀고 삼일
예쁜 내 모습에 반하여
두 무릎 꿇고
배를 땅에 대고 엎어진
신사 숙녀분
제발 최면 좀 차리고
나와
눈 마주치고
눈웃음치며
지난겨울 보낸 이야기도 좋고
방구석 처박혀
임 그리워한 이야기도 좋으니
온종일
봄볕에 화사한 이야기 하며 놀자고요
2024년 3월 18일
언제나 명품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