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비나 내리거라 ( 19금 )

골드명품 2024. 8. 18. 21:16

***

 

비나 내리거라 ( 19금 )

 

비가 와서

소주 한 병들고 왔네요

크 달다 소주가 잘 받는 날 

너도 한잔 나도 한잔 

크 쓰다

소주가 안 받는 날도 

나도 한잔 너도 한잔 주거니 받거니

 

한잔 속에 시름 담고

두 잔속에 세상 담고

주거니

받거니

까마게 탄 가슴

하야저 버린 가슴

네가 알리

내가 알리

세상 다 부서지고 빠개지고

비가 오는 날 소주 한잔하고 싶다

 

빈 잔에

세상 한 보시기 딸아 벌컥벌컥 마시면

내 마음은 호수라 하는 놈 보란드시 소주로 들이부어 노아의 방주로 만들고 싶다

 

네 속이 햐얀가

내 속이 까만가

홀라당 벗고 밑천들이 내놓고 마주 앉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주로 부어라 마셔라 

빙빙 도는 세탁기 내 맘 내 맘 처넣고 니캉 내캉 마음 빨아대면

돈에 쩔고 사람에게 상처받아 덕지덕지 낀 누더기 하야 지려나

 

한잔 받아라 

한잔 주거라

너도 한잔 받거라 

나도 한잔 주거라

주거니 

받거니

어라 이놈 봐라 소주가 술이 아닌 나를 달래는 정화수이구나

이놈은 술이 아닌 정화수이니 먹고 마시고 세상 다 녹이자꾸나

 

하다 보니

집이라는 감옥으로 들어갈 시간이네

집에 이 삐진 호랑이 보다 못한 서방에게 쩔쩔매는 내 신세 

팔자걸음 꼬부라진 혀 바닥 언제 그랬냐 하며  귀여운 아양 떨며 서방 품이 따듯하고 서방 없음 못살지 하며

마음에 일도 없는 애교 던지고 쓰러져

백두대간 깊은 계곡 은밀하게 감추어진 비밀에 정원 지나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옥녀샘

서방에게 내어 주니

철다구니 없는 웬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안 하고

밤새 오르락내리락 헐떡거리더니 제풀에 지쳐 쓰러진 원수 눈씻고 보아도 볼품 하나도 없다

 

날이 밝았다

아침이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서 

입에선 단 내가나 창자부터 꼬여 꾸역꾸역 기어 올라오는 구토 꾹꾹 놀러 참고

천 근 만 근 녹초가 된 몸 가누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살아야 하니

세상과 맞짱 뜨러 나가신다  

히쭉 거리며 아침 햇살 눈부신 거리 이 몸이 나가신다

에라 모르겠다 

비나 내려라

소주 한잔에 세상 녹여 마시게 ~~~~~~~~~~^^*^

 
2018년 비오는 여름 어느날
늘 명품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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