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 29

세상에 왔으나

*** 세상에 왔으나 배꼽 아래 작은 둔덕 검은 숲 지나 신성스런 연못 아버지가 비밀스럽게 내놓은 물길 따라 헤엄쳐 세상에 나왔다 세상에 빛이 너무 강해서 눈 꼭 감고 두 주먹에 오복을 불끈 쥐고 천지 신들에게 내가 왔소 하고 울음소리 내뱉었다 세상에 신들이 갓은 축복을 다 주었는데 첫 젖 먹으며 젖꼭지 놓칠세라 복을 하나 잃어버리고 첫 옹아리 배우면서 복을 하나 더 잃어버리고 업어지며 기어 다닐 때 첫걸음 배우면서 음마 음마 엄마 입 모양 새 보고 말 배우다 복을 놓치고 간신이 고생복 하나 쥐고 하늘 높고 넓은 땅에서 살아가려니 힘드네 세상에 왔으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에게 총질하는 놈 있으니 세상 참 살기 만만치 안 하네 부모님이 귀하게 지어 주신 이름석자 중에 첫 획도 알리지 못하..

너에게 2023.06.29

비 오는 날에 그 소녀

*** 비 오는 날에 그 소녀 창 너머에서 빗소리가 불러 댑니다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부르더니 천둥에 소리로 우르르 쿵쿵 소리를 지르며 불러 댑니다 비를 좋아하던 소녀가 왔나 봅니다 고요하던 내 마음의 호수에 거칠게 파문을 잃으키며 조각배를 보내옵니다 창 너머에서 비가 옵니다 소녀가 비를 맞으며 서 있습니다 우산이 되어 달라고 합니다 비는 온 종일 그치지 않고 내립니다 늘 명품 마음입니다 ***

너에게 2023.06.29

묻고 잊어야 하는가

*** 사진은 ㅡ서해안 해안가 봄바람에 모래가 밀리어 와서 모래에 묻히고 있었다 다음날 다시 가보니 이렇게 남았었고 집에 귀가할 때는 안보였다 살다 보면 묻어 버리고 잊어야 하는 일이 한두 번쯤은 일어난다 사랑이든 아품이던 슬픔이던 묻고 잊어버리고 살려해도 세월에 연륜이 쌓인 만금 마음은 천 만 배 더 고통스럽다 오늘이 그런날이다 ***

너에게 2023.06.28

사진 작가는

--- 사진 작가는 산을 닮고 싶은 사람은 산으로 가서 산이 되고 바다가 닮고 싶은 사람은 물길 따라 흘러 바다로 가서 바다가 된다 예쁜 마음 꽃이 닮고 싶은 사람은 꽃밭에서 벌 나비를 만나고 나그네는 길이 닮고 싶어서 길 위에서 방황을 하며 쉼을 배운다 사진 작가는 자연에 모든 영혼을 끄집어내어 생명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 외로워하며 배고파한다 외로운 사진가는 침묵하지만 사진 속에는 수많은 상상과 이야기가 들어있다 외로워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외로워서 외로워서 . . . 작가들은 오늘도 외롭고 내일도 외로워 허기진 배를 채운다 오늘도 명품 마음입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3.06.25

하늘 기차 꽃

*** 여행을 떠나요 회색 도시 빌딩 숲에 갇혀 산소 적은 곳에서 축 처져 지친 사람들 푸르는 숲에서 나오는 산소 100% 자유롭게 여행하는 뭉게구름이 부럽다 도심의 바쁜 일상 속에 찌든 삶에서 새들의 깃털처럼 오색풍선으로 가득 부풀어 오른 가슴 꽃이 널푸러이 펼쳐진 대지를 달리는 황금열차 타고 여행을 떠난다 간섭 없는 산천의 숲으로 흐르는 강물의 자유 찾아 황금열차 타고 여행을 떠난다 2023년 6월 26일 ***

너에게 202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