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 가을
*** 풋가을 풋풋한 초가을 싱그러움 가득 안고 수수 꼭지 알갱이 들어 실하게 여물 준비를 한다 봉숭아 꽃처럼 예쁜 뒷집 순이가 얼른 커서 시집이 뭔지도 모르면서 나를 찜했다 하며 하룻밤 자고 나면 얼마나 컸는지 키 재기 하며 키 크면 내게 시집온다 하던 풋풋한 순이는 통통 영글기도 전에 어디론지 부모님 따라 이사를 가고 한 번도 소식을 못 들었는데 풋풋한 가을이 되면 수수 대처럼 커 저가는 순이가 생각난다 무더운 여름 언덕 넘어 흘러가는 강 어느 굽이돌아 아침햇살 들고 수확이 끝난 붉은 수수 대공처럼 서서 황혼이지는 서녘 하늘 바라보고 있으려나 아 풋풋한 가을은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가는데 영혼 빠진 마음은 가을하늘 떨어지는 별똥별만 헤아리고 있구나 언제나 명품 마음입니다 ***